어렸을 때는 여름방학이 끝없이 길게 느껴졌습니다. 그런데 이제는 막 1월이었던 것 같은데, 어느새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와 있습니다. 거의 모든 어른이 이런 느낌을 알고 있죠 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그 감각은 점점 더 강해집니다.
물론 시계가 더 빨리 가는 건 아닙니다. 달라지는 건, 뇌가 되돌아볼 때 시간을 재는 방식입니다.
뇌는 시간을 분이 아니라 기억으로 잰다
과거의 어느 기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뇌에는 스톱워치가 없습니다. 대신 그 시기에 얼마나 뚜렷한 기억이 남아 있는지로 추정합니다. 새로운 경험이 많으면: 오래된 것처럼 느껴집니다. 적으면: 금방 지나간 것처럼 느껴집니다.
아이에게는 거의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— 첫 등교, 처음 바다에 간 날, 처음 보조바퀴 없이 자전거를 탄 순간. 이런 순간들은 각각 따로 저장됩니다. 첫 경험이 가득한 한 해는 두꺼운 앨범처럼 남죠.
마흔이 되면, 화요일은 지난주 화요일과 똑같아 보입니다. 똑같은 길, 똑같은 일, 똑같은 저녁식사. 뇌는 굳이 애써 기억하지 않고, 비슷한 날이 백 번 반복돼도 하나의 기억으로 묶어버립니다. 되돌아보면 몇 달이 몇 장면으로 줄어듭니다.
휴가의 역설
이 차이를 여행에서 가장 뚜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. 낯선 도시에서의 일주일은 그 안에 있을 때는 순식간에 지나갑니다. 그런데 집에 돌아오면, 그 일주일이 마치 반달처럼 길게 느껴집니다 — 그만큼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요.
그 전 주 사무실에서의 일주일은 정반대였습니다: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지만, 돌아보면 거의 기억이 없습니다. 순간에는 길게 느껴진 시간이, 되돌아보면 짧고 —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. 지루함은 순간을 늘리고, 새로움은 기억을 늘립니다.
한 해는 점점 더 작은 인생의 일부가 된다
여기에 19세기부터 알려진 단순한 계산이 더해집니다: 10살에게 1년은 인생의 10분의 1입니다. 50살에게는 50분의 1이죠. 이미 살아온 모든 시간에 비해, 해가 갈수록 한 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작아집니다.
이 두 가지 설명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. 계산은 그 느낌을 설명하고, 기억의 원리는 머릿속에서 그 감각이 어떻게 생기는지 보여줍니다.
이럴 때 할 수 있는 일
좋은 소식도 있습니다: 기억의 수에 달려 있다면, 체감 시간은 다시 늘릴 수 있습니다. 시간을 더 늘리는 게 아니라, 차이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죠.
- 새로운 것을 배우기. 악기, 언어, 수공예 등. 배우는 과정은 뇌가 세세하게 관찰하게 만들고, 촘촘한 기억을 남깁니다.
- 익숙한 길을 바꿔보기. 다른 길로 출근하기, 다른 카페 가기, 주말에 모르는 동네 가보기. 작은 변화만으로도 충분합니다.
- 하루하루를 다르게 만들기. 매일 저녁이 똑같으면 기억이 섞여버립니다. 일주일에 하루는 특별한 일을 정해두면, 뚜렷한 이정표가 생깁니다.
- 무심코가 아니라 집중해서 보내기. 핸드폰을 보며 무심코 하는 일은 거의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. 의식적으로 경험한 순간이 오래 남습니다.
- 기록하기. 저녁에 몇 줄 적거나 하루에 사진 한 장 남기면, 기억에 닻을 내릴 수 있습니다. 되짚어 보면 한 달에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됩니다.
한 해가 실제로 더 길어지진 않습니다. 하지만 되돌아볼 때, 그 해를 ‘살았다’고 느낄 수 있습니다 — 그냥 지나친 게 아니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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